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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스토리

우황청심원의 우황은 소의 '결석'이다!?

by 스내커 202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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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 두의 귀한 소가 도살되다

평생 화병을 안고 살았다고 알려진 숙종은 재위 39년이던 1713년 ‘생(生) 우황(牛黃)’을 구해오라고 명을 내립니다.

숙종의 한마디에 5일 동안 전국에서 수백 두의 ‘소’가 도살됩니다.

소의 수가 곧 국력이었던 당시에 수백 두의 귀한 소가 도살되자 보다 못한 신하들이 만류 상소를 올렸고, 부교리 홍우서의 간언이 있고 나서야 숙종은 명을 거둬들입니다.

 

 

• 우황은 소의 ‘담석’

도대체 생 우황이 뭐길래 수백 두의 소가 도살됐던 것일까요.

사실 ‘우황청심원’으로 잘 알려진 우황은 ‘소의 담석’입니다.

소의 담낭(쓸개)에 생긴 결석을 건조해 만든 약재가 바로 우황인데요. 사람에게도 담석이 생기듯 소에게도 담석이 생긴다고 합니다.

다만 사람과 달리 소의 담석, 우황엔 소의 쓸개즙이 농축돼 있고 서늘한 성질이 있어 ‘청심(淸心)’ 효과가 있다가 합니다. 심장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인 것인데요.

동의보감에 따르면 우황이 있는 소는 가죽과 털에 윤기가 있고 눈에 핏발이 서 있으며 때때로 울고 물에 얼굴 비추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런 소를 억지로 토하게 하면 노른자만 한 우황이 나온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우황은 도살장에 소를 잡은 후 바로 얻지만, 모든 소가 아닌 소수의 소에게서만 구할 수 있어 예로부터 귀한 약재로 취급됐습니다.

하지만 외관만으로는 우황이 있는 소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 숙종 이야기처럼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우황청심원? vs 우황청심환?

우황청심원이 공식 문헌을 통해 처음 소개된 것은 송나라 시대 때 편찬된 ‘태평혜민화제국방’이라는 의서입니다. 이 의서에서는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이라는 이름으로 수록됐는데요.

반면 조선시대 허준이 편찬한 ‘동의보감’에서는 ‘우황청심원’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허준이 설명한 우황청심원은 중의학에서 설명한 우황청심환의 기존 약재에 더해 총 30여 가지의 약재로 만들어지는데요.

기본적으로 우황을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들어가는 약재 종류가 다르고 또 한의학은 우황청심원, 중의학은 우황청심환으로 부르기에 우리는 ‘우황청심원’으로 부르는 것이 맞겠습니다.

 

 

• 우황청심원은 한의학의 ‘구급약’

‘동의보감’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은 ‘중풍으로 졸도해 사람과 사물을 식별하지 못하고, 가래가 끓으며, 말이 고르지 못해 중얼거리는 듯하고 입과 눈이 돌아가고 팔·다리·손·발이 자유롭지 못할 때 쓰는 구급 처방약’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으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하는 중풍에 효과적인 건데요.

실제로 가장 중요한 재료인 우황은 위에서 잠깐 설명한 것처럼 심장의 열을 내리고 경련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고, 또 다른 중요한 재료인 ‘사향(사향노루 향주머니)’은 경련을 진정시키고 정신이 들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때문인지 스트레스로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불안할 때 우황청심원을 복용하곤 합니다. 두통, 어지럼증이 있을 때도 우황청심원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저혈압이 있거나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 우황청심원의 ‘금박’ 먹어도 될까?

우황청심원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먹기 전 ‘금박을 먹어도 될까?’라고 고민한 적이 있을 겁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금박도 약재입니다. 우황청심원의 금박은 도금이 아닌 진짜 금으로, 금박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손톱으로 긁어낼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 조선의 우황은 인기 명약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황청심원은 명약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그 인기는 조선시대 때 극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조선의 우황이 명약으로 손에 꼽혔기 때문입니다.

‘조선왕조실록’ 및 당시의 여러 기록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은 ‘기사회생의 신약’으로 인기가 높았고, 왕이 신하에게 내려주는 귀한 하사품이었다고 합니다.

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따르면 당시 청나라 관리들이 너도나도 조선의 우황청심원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당시 중국에서 우황청심원이라고 파는 것은 죄다 ‘짝퉁’이라 효과가 없었던 반면 조선에서 온 것은 이름난 약재가 다 들어간 ‘진품’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조순의 ‘열양세시기’에 따르면 ‘중국 사신들이 조선을 방문했을 때 최고 인기 품목은 우황청심원이며, 왕공부터 귀인까지 앞다퉈 이것을 얻으려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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