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이 저보다 더 많이 받겠네요"…'170만원 박봉' 軍 하사의 눈물

 

“곧 병장이 저보다 더 많이 받을 것 같아요… 미래를 바라보고 복무하기가 쉽지 않네요”

 

지나치게 낮은 월급에 초급 간부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병사 급여 인상 대비 낮은 임금으로 인해 장교·부사관 등 군 간부 지원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 해군 부사관이 ‘박봉’을 한탄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해군에서 복무하는 1호봉 하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21일 군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지난해 12월분과 올해 2월분 급여 명세서를 공개하면서 “육대전 그룹에 해안 소초에 근무하시는 간부님의 글을 보고 제 월급을 공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보다 올해 봉급과 직급 보조비를 합쳐 약 8만 2천원 올라 170만원 정도 지급을 받는다”면서 “격오지에서 근무해 영외 급식 수당을 제하고 수당이 들어오는데, 초과 근무를 안 하면 너무 살기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A씨가 공개한 급여 명세서를 보면 지난해 12월분은 세전 186만 5,400원(실수령액 161만 3,020원)의 급여가 지급됐습니다.

급여에는 기본급 170만 5,400원에 정근 가산금 1만 5천원, 직급 보조비 14만 5천원 등이 포함됐고, 소득세와 건강 보험료 등 25만 2,380원이 공제됐습니다.

 

임금이 올랐다는 올해 2월에는 세전 195만 800원(실수령액 169만 5,970원)을 받았습니다.

 

 

기본급 177만 800원에 정근 가산금 1만 5천원, 직급 보조비 16만 5천원 등이 포함됐고, 25만 4,830원이 공제됐습니다.

 

A씨는 “앞으로 몇 년 뒤면 병장이 저보다 더 많이 받을 텐데 초급 간부들은 언제쯤 현실적인 월급이 될 수 있을지 미래를 바라보고 복무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A씨의 설명처럼 정부는 매해 병사 월급을 인상하겠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병장 월급 기준 2025년 205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올해 병사 월급을 보면 병장은 올 1월부터 100만원을 받아 지난해(67만 6,100원)와 비교해 47.9% 증액됐습니다. 상병은 61만 200원에서 80만원으로, 일병은 55만 2,100원에서 68만원으로, 이병은 51만 100원에서 60만원으로 증액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병사들은 자산 형성 프로그램 ‘내일준비적금’을 통해 매월 정부 지원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내일준비적금은 지난해 14만 1천원에서 올해 30만원으로 올랐고, 2024년 40만원, 2025년 55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고됐습니다. 월급과 자산 형성 프로그램 지원을 더하면 2025년 병장은 사실상 205만원의 월급을 받게 됩니다.

 

 

이런 추세면 병사와 초급 간부의 월급 차이는 더욱 줄어들 전망입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하사의 월 평균 급여가 병장보다 절대 낮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국방부는 하사의 기본급과 수당을 포함한 월 평균 수령액은 관련 법령에 의거 세전, 세후 모두 최저 임금과 병 봉급보다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A씨가 공개한 급여 명세서는 매월 10일에 지급되는 기본급과 일부 수당만 포함돼 있으며 25일 추가 지급되는 시간외근무수당과 기타수당 등이 제외돼 실제 지급액과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사를 포함한 초급 간부의 급여 인상은 ‘직업 군인의 처우 개선과 초급 간부 근무 여건 개선’ 국정 과제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병사 급여 인상의 영향으로 장교·부사관 등 군 간부 지원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에 관련해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민광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인력연구센터 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병 급여 인상이 초급간부 지원 의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병사들의 월급(병장 기준)이 현행 수준에서 114만원→160만원→205만원으로 점차 상향될수록, 장교로 복무를 희망한 인원은 207명(100.0%)에서 166명(80.2%)→143명(69.1%)→121명(58.5%)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부사관으로 복무를 희망하는 인원도 현행 162명(100.0%)에서 147명(90.7%)→140명(86.4%)→124명(76.5%)으로 줄었습니다.

 

 

이유에 대해 민 연구원은 “부사관 대비 장교의 이탈률이 높게 나타났는데, 장교로 복무를 희망하는 인원들이 의무 복무를 병에서 장교로 대체하려는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병 급여 인상으로 인해 장교로 의무 복무를 대체하는 매력도가 감소함에 따라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간부 지원 의향별로는 ‘금전적 혜택’을 위해 간부로 복무를 희망하는 대상의 이탈률이 56.6%를 기록해 가장 높았습니다. 가장 이탈률이 낮았던 것은 ‘직업 군인을 희망’하는 경우로, 이탈률이 19.8%에 불과했습니다.

 

청년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병사 급여 인상으로 인한 간부 지원율 저하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군 운영에 차질이 있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병사 처우 개선과 더불어 초급 간부를 포함한 군 간부의 처우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도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