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구했지만 '보신탕집'에 넘겨진 복순이…"견주는 '기소유예' 처분"

 

치료비 부담에 반려견을 ‘보신탕’ 식당에 넘긴 견주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6일 전주지검 정읍지청 등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복순이’ 견주 64세 A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복순이는 과거 A씨의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크게 짖어 목숨을 구했던 강아지입니다. ‘복순이’라는 이름도 이때 지어졌는데요.

주인의 목숨을 구한 훌륭한 강아지였지만 복순이의 최후는 매우 비참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견주 A씨는 지난해 8월경 복순이가 심하게 다치자 살아있는 상태의 복순이를 전북 정읍의 한 보신탕 식당에 넘겼습니다.

당시 복순이는 동네 주민 B씨가 휘두른 예리한 흉기에 코가 잘리고 두개골과 눈이 파열되는 등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부상이 심해 치료가 시급한 상태였지만 A씨의 잘못된 결정으로 복순이는 동물병원이 아닌 보신탕집 냉동고에서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당시 견주는 복순이가 죽어서 보신탕집에 갖다 줬다고 해명했지만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견주가 다친 복순이를 살아 있는 상태로 도축업자에게 데려갔을 것으로 의심했는데요.

관련해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은 “견주는 학대를 당한 복순이를 발견한 후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치료비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보신탕집 업주를 불러 복순이를 인계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보신탕집 업주로부터 복순이를 돌려받아 애틋한 마음을 담아 화장을 해주고 명복을 빌어주었다”면서 “살아있는 복순이를 보신탕 가게에 넘긴 정황과 입증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 견주와 보신탕집 업주를 동물보호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경찰 조사가 진행됐고,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다친 복순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지만 병원비가 150만원이나 나와 부담이 돼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습니다.

식당 주인 C씨(70세)는 다친 복순이를 받아 노끈으로 묶은 뒤 나무에 매달아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복순이를 다치게 한 B씨는 “내가 키우는 반려견 시츄를 물어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견주 A씨와 식당 주인 C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견주의 경우 ▲초범인 점 ▲생활고에 처해 있는 점 ▲검찰시민위원회 7인이 만장일치로 기소유예 처분이 상당하다고 심의한 점이 참작됐습니다.

식당 주인은 ▲근래에 보신탕을 판매하지 않은 점 ▲나무에 매단 복순이를 몽둥이로 때리는 등 추가 학대 행위를 하지 않은 점 ▲복순이를 목매달아 죽이는 것보다 적절한 방법을 생각하기 어려웠던 점 ▲피의자가 반성하고 앞으로 보신탕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점 ▲검찰시민위원회 7인 중 6인이 기소유예 처분이 상당하다고 심의한 점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다만, B씨에 대해서는 “혐의가 입증됐고 죄질이 나쁘다”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한편, 견주와 식당 주인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불복해 항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피의자들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와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처분을 검찰에 요구한다”며 전주지검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하는 항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