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마약' 펜타닐이란? 중독 시 증상은?..."한국도 위험하다"

 

‘사탕’처럼 생긴 마약, 중독되면 팔다리가 꺾여 좀비처럼 걷게 되는 좀비 마약.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이 미국을 같아한 것을 넘어 우리나라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펜타닐은 1959년 글로벌 재약사 얀센이 개발한 마약성 진통제로 말기 암처럼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투여, 처방됩니다. 패치, 정제, 주사제 등으로 극소량만 투여해도 효과가 좋아 의료용으로 널리 보급됐는데요.

진통 효과가 헤로인의 100배, 모르핀의 200배 이상에 이르고, 중독성과 환각 효과도 훨씬 강합니다. 때문에 펜타닐은 치료 마지막 단계에 주로 사용됐습니다.

 

 

펜타닐에 중독되면 금단 증상과 함께 구토, 피로감, 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특히 산소 공급이 줄어 뇌 일부가 손상됩니다. 또한 뾰족한 연필심에 올릴 정도 양인 2mg 정도만으로도 호흡 중추를 마비시켜 사망에 이르게 해 ‘죽음의 마약’으로 불립니다. 또한 최근에는 펜타닐에 취한 사람들이 마치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영상도 공개돼 ‘좀비 마약’으로도 불립니다.

 

 

분명 펜타닐은 위험한 마약성 진통제이지만 가격이 기존 마약류에 비해 저렴하고, 투약하기 편하고, 강력한 효과까지 지녀 대량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마약 유통상과 마약 중독자들 사이에서 ‘신종 합성 마약의 제왕’으로 떠올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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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로 인해 미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펜타닐이 코로나19, 자살, 교통사고, 총기사고 등을 밀어내고 미국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면서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시민 단체 ‘펜타닐에 반대하는 가족(Families Against Fentanyl)’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1년 6년 동안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20만 9,491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는 2015년 이후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100% 이상 증가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펜타닐 중독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더욱 심화돼 2021년 사망자가 2019년 대비 94%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통계적으로 매일 196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고 있는데, WP는 “보잉757 한 대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매일 발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펜타닐에 대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치명적인 마약’으로 규정했습니다. DEA는 지난해 말 펜타닐 알약 5,060만 정과 펜타닐 가루 1만 파운드 등 3억 7,900만 회분을 압수한 뒤 “미국 인구(3억 3,200만명) 전체를 죽일 수 있는 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펜타닐이 신종 마약으로 급격히 확산하는 이유는 마약성 진통제라는 이유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중 갈등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펜타닐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대량 제조해 미국에 유통하고 있지만 원료의 주 공급처는 중국입니다. 이에 미국과 중국 양국은 2018년부터 펜타닐의 불법적인 유통을 막기 위한 협력을 시작했지만 미중 충돌 때마다 중국이 자국 펜타닐 성분 제조사들에 대한 단속을 헐겁게 해 외교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명 ‘신아편전쟁’이라도 불립니다.

 

 

우리나라도 펜타닐 안전 지대는 아닙니다.

이미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어버린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처럼 해외에서 불법 유통된 펜타닐이 아닌, 의사가 처방한 펜타닐을 빼돌리는 식의 불법 유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펜타닐(주사제 외 패치·정제) 처방 건수는 2018년 89만 1,434건에서 2021년 148만 8,325건으로 67%나 늘었습니다.

 

이에 대해 천영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2일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3년간 수술한 환자나 암 환자가 67% 증가했을 리는 없고 펜타닐에 대한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이해하는 게 맞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천 의사는 “약은 각성제 계통과 안정제 계통이 있는데 각성제 계통 중 최악이 필로폰, 안정제 계통 중 끝판왕이 펜타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마약류 중독에 대한 각성을 좀 가져야 한다. ‘설마 중독자겠냐’는 생각보다는 이미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을 벗어났기 때문에 환자 처방하는 데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치료와 재활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대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