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직장인도 많지만) 많은 직장인이 ‘1일 1아메리카노’를 마시는(로 수혈하는) 것처럼 ‘커피’는 우리의 삶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여유를 즐길 때, 달달한 디저트를 먹을 때, 피곤할 때 자연스럽게 마시게 되는 ‘커피’.
문화와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커피의 역사는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됩니다.
11세기경 에티오피아(당시 아비시니아 제국)의 한 고원에서 염소를 치던 목동 ‘칼디(Kaldi)’가 염소들이 ‘붉은 염매’를 먹고 활력을 되찾는 것을 발견합니다.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은 늦은 밤까지도 활발한 상태를 유지하며 잠을 자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붉은 열매를 직접 먹어본 칼디는 기분이 각성되는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 열매를 마을 수도원의 수도승에게 소개합니다. 하지만 수도승은 열매의 붉은 색깔을 보고 ‘악마의 열매’라고 생각해 두려움에 떨며 불 속에 던졌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불 속에서 볶아진(?) 커피콩에서 좋은 향기가 퍼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향기에 이끌린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볶아진 커피콩을 물이랑 섞어 마시는데요. 이것이 커피의 탄생으로 여겨집니다.
독실한 이슬람 신도 오마르가 최초로 커피 열매를 발견했다는 ‘오마르의 전설’도 있지만 에티오피아에서 세계 최초의 커피 농사가 지어졌다는 기록이 있어 칼디의 전설을 가장 유력한 커피 기원설로 보고 있습니다.
커피는 중세 시대 이슬람 세력의 확장과 함께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3세기경 에티오피아에서 아라비아 반도로 전해졌고, 당시 예멘에서는 수도사들이 커피를 마시며 긴 기도 시간 동안 깨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시기 커피는 ‘카흐와(Qahwa)’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고, 이슬람 성지 메카로도 전해지며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음료로 자리매김합니다.
그리고 16세기경 중동과 유럽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오스만 제국’에 의해 커피가 유럽으로도 전해집니다.
이슬람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평민, 귀족, 왕족 가리지 않고 커피를 즐겨 마셨다고 하는데요. 특히 이탈리아가 커피에 진심이었다고 합니다. 베네치아(베니스)에서 유럽 최초의 커피 하우스가 문을 열었고 이후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에도 커피 하우스가 문을 엽니다.
사실 당시의 유럽인들은 처음엔 커피 문화를 반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독교권인 유럽에서 이슬람 세계의 음료를 마신다는 것은 말도 안 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특히 성직자들이 커피를 ‘사탄의 음료’, ’이교도의 음료’라 부르며 커피 문화를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1592년부터 1605년까지 재위한 제231대 교황 클레멘스 8세도 재임 중 성직자들에게 이같은 요청을 받습니다.
당시 교황청에서는 성직자들의 요청에 따라 ‘커피 나무 화형식’이 진행되기도 했다는데요. 하지만 ‘사탄의 음료’가 금지를 할 정도로 진짜 유해한 것인지 궁금했던 클레멘스 8세는 커피를 직접 마셔봅니다.
그리고는 “이 사탄의 음료는 왜 이렇게 맛이 좋은가? 커피는 이교도 놈들만 마시도록 놔두기엔 너무나도 아깝도다”라고 극찬하며 금지 대신 ‘축복’을 내립니다. 이후 커피 문화는 더 빠른 속도로 유럽 전역에 전파됩니다.
위 이야기 말고도 커피를 탄압 또는 금지하려는 시도는 많았습니다. 지금부터 간략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영국에선 1675년 당시 국왕이었던 찰스 2세가 커피 하우스 운영을 막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시 찰스 2세는 커피 하우스가 정부에 대한 비판과 음모를 꾸미는 장소로 사용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커피 하우스 운영을 금지했지만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결국 철회됐습니다.
1777년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은 커피보다 맥주가 우월하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합니다. 그는 커피가 프로이센산 맥주 소비를 방해한다고 주장하며 커피를 금지하려 했는데요. 심지어 그는 친구들에게까지 맥주의 우월성에 대한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이 내용만 보면 프리드리히 대왕이 맥주 애호가여서 커피를 금지한 것으로 보이지만, 고가의 수입품이었던 커피로 인해 나라 재정 상태가 안 좋아질 것을 우려해 이같은 금지령을 내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금지령은 프리드리히 대왕이 사망한 후 모두 해제됩니다.
1746년 스웨덴의 국왕 구스타프 3세는 커피를 마시는 것에 더해 커피 도구 사용까지 금지합니다. 그는 커피가 건강에 매우 나쁘다고 생각했다는데요. 심지어 사형 선고를 받은 쌍둥이에게 종신형을 조건으로 한 명은 매일 커피 세 주전자를 마시고, 한 명은 매일 차를 마실 것을 명령합니다. 그러고는 건강 상태를 매일 체크했다는데요.
쌍둥이는 구스타프 3세와 건강을 체크한 의사보다 더 오래 살았다고 하며, 쌍둥이 중 제일 오래 산 사람은 매일 커피를 마신 쌍둥이였다고 합니다.
위 이야기 외 16세기 당시 메카와 오스만 제국에서도 시민들의 정부 비판 등 정치적인 이유로 커피 하우스 운영을 막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에티오피아, 이슬람 세계, 유럽을 넘어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음료로 자리 잡은 커피.
그럼, 커피는 우리나라엔 언제 전파됐을까요.
우리나라에 커피가 전파된 시기는 조선 말기였던 19세기 후반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조선을 방문한 서양 외교관과 상류층 사이에서 커피가 소개되면서 커피가 자연스럽게 전파됐는데요.
특히 커피를 사랑한 것으로 알려진 고종은 1896년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아관파천)해 있을 당시 커피를 처음 맛보면서 커피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합니다. 그는 좋아하는 커피 덕분에 독살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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