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9월 2일은 일본 제국이 도쿄만에 정박 중이던 미국 전함 USS 미주리 선상에서 ‘항복 문서’에 서명한 날입니다. 1945년 5월 8일 나치 독일의 항복에 이은 8월 15일 일본 제국의 무조건 항복 선언, 그리고 9월 2일 진행된 항복 조인식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은 ‘완전히’ 종결됩니다.
일본의 항복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945년 7월 26일 나치 독일의 항복 이후에도 전쟁 수행 의지를 꺾지 않던 일본 제국을 향한 선언문이 발표됩니다. 미국의 해리 S. 트루먼 대통령, 영국의 클레멘트 애틀리 총리, 중화민국의 장제수 주석이 포츠담 회담 도중 발표한 ‘포츠담 선언문’입니다.
이 선언문에서 연합국은 일본 제국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고, 거부 시 ‘즉각적이면서도 완전한 파멸’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일본 제국은 포츠담 선언을 묵살하죠.
그 결과 8월 6일 히로시마에,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됩니다. 여기에 소련까지 선전포고 후 만주국(일본 제국이 세운 괴뢰국)을 침공하자 8월 14일 연합국에 항복 의사를 전달하고, 8월 15일 낮 12시 일왕이 포츠담 선언 수용을 발표합니다.
이 항복으로 1868년 1월 3일 메이지 유신으로 성립된 일본 제국은 77년 만에 붕괴했고, 2차 세계 대전은 연합국의 승리로 끝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일제의 가혹한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 꿈에도 그리던 광복을 맞이하죠.
9월 2일에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항복 조인식이 진행됩니다.
미국 전함 USS 선상에서 진행된 항복 조인식에는 일본 제국 대표와 더글라스 맥아더 연합군 최고 사령관, 미국, 영국, 중화민국 등 연합국 대표들이 참석합니다.
이날 조인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단연 일본 제국 대표였는데요.
연미복 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다리를 심하게 절뚝거리던 그의 이름은 ‘시게미쓰 마모루’. 당시 일본 제국의 외무대신이자 전권 대사로서 항복 문서에 조인하기 위해 항복 조인식에 참석했습니다.
시게미쓰 마모루가 다리를 절뚝거리게 된 이유는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공원 의거’ 때문입니다.
시게미쓰 마모루는 1932년 4월 29일 중화민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왕 탄생 기념행사에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 신분으로 참석했다가 윤봉길 의사가 던진 폭탄에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칩니다. 이후 다리를 절단하고 의족 신세를 지게 된 그는 평생을 다리를 절뚝이면서 살아야 했습니다.
더글라스 맥아더 연합군 최고 사령관 앞에서 일본 제국 대표로 항복 문서에 서명한 시게미쓰 마모루는 1946년 A급 전범으로 기소돼 금고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950년 11월 가석방됩니다.
가석방이 이후 정치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개진당(改進黨) 초대 총재를 지냈고, 1952년 10월 일본 중의원 의원으로 선출됩니다. 1954년 11월에는 일본민주당을 창당해 부총재 등을 거쳐 하토야마 이치로 내각에서 1954년 12월 10일부터 1956년 12월 23일까지 부총리 겸 외무대신을 지내다 1957년 1월 심근경색으로 사망합니다.
항복 조인식 당시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문서에 서명하던 시게미쓰 마모루의 모습을 본 연합국 관계자들은 큰 만족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의 모습이 패전한 일본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보였다고 하는데요. 해당 장면은 오랫동안 기록 영화에서 사용됐으며, 가장 유명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한편, 연합국은 일본 제국이 항복하지 않았을 시 ‘몰락 작전(Operation Downfall)’을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연합국의 압도적인 군사 전력을 일본 본토에 투입해 전역을 초토화할 계획이었는데요. 자료에 따르면 200만명이 넘는 병력이 일본 본토에 투입되고, 필요하다면 원자폭탄이 7발까지 투하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이 계획은 일본 제국의 무조건 항복으로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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