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얇게 저민 감자를 튀긴 바삭&짭짤한 감자칩.
최고의 군것질거리인 감자칩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가 힘들죠.
전 세계인이 즐겨 먹는 ‘감자칩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미국 뉴욕주의 도시 새러토가 스프링스에서 활동하던 셰프 조지 크럼(George Crum)이 감자칩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야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1853년 8월의 어느 날.
새러토가 스프링스에 위치한 레스토랑 ‘문스 레이크 하우스(Moon’s Lake House)’에 한 ‘손님’이 방문합니다.
식사를 하던 이 손님은 ‘감자튀김’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너무 두껍다”, “설익었다”, “싱겁다”면서 감자튀김을 계속 퇴짜를 놓았다고 하는데요.
레스토랑 주방장이었던 조지 크럼은 자신이 만든 감자튀김이 계속 퇴짜를 맞아 주방으로 돌아오자 짜증이 났다고 합니다. 불같은 성격을 가졌던 그는 이내 “골탕을 먹여야겠다. 이거나 먹어라”라면서 포크로는 먹을 수 없는 아주 얇게 저민 감자를 기름에 과할 정도로 튀긴 후 소금을 왕창 뿌려 내놨습니다.
그런데 손님은 크럼이 만든 얇은 감자튀김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맨손으로 얇은 감자튀김을 마구 집어 먹으면서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하는데요. 크럼의 원래 의도였던 ‘포크로 못 먹게 하기’가 성공(?)한 것입니다.
이 해프닝 후 크럼이 발명한 새로운 스타일의 감자튀김은 ‘새러토가 칩(Saratoga Chips)’이라고 불리며 불티나게 팔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크럼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차리는 등 성공한 사업가 됐다고 합니다.
새러토가 칩은 1900년대 들어 ‘감자칩’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사람들 입을 오르내리면서 ‘크럼이 감자칩을 발명했다’는 이야기가 정설로 굳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신문인 ‘더 트리뷴(The Tribune)’이 1891년 12월 발행한 ‘Crum’s : Saratoga Lake의 유명한 맛집’ 기사에선 감자칩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1914년 사망 당시에도 ‘주방장 출신 사업가 크럼’의 부고 소식을 다룬 기사는 여럿 나왔지만 ‘감자칩 발명자'가 죽었다는 언급이 없어 ‘크럼이 진짜 감자칩 개발자가 맞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여기에 크럼의 누나이자 주방장이었던 캐서린 윅스(Catherine Wicks)가 ‘새러토가 감자칩’이라는 메뉴를 처음 만들었다는 기사가 존재해 크럼이 아닌 누나 웍스가 처음 만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영국에서 감자칩이 처음 발명됐다’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1817년 윌리엄 키치너가 처음 만들었다는 건데요. 크럼이 처음 만들었다는 1853년보다 무려 36년이나 앞섭니다.
윌리엄 키치너가 펴낸 ‘요리사의 지침서(The Cook’s Oracle)’라는 책에는 감자를 얇게 썰어 튀겨내는 레시피가 실려 있다고 합니다. 이 레시피가 오늘의 감자칩 만드는 방법과 매우 유사해 윌리엄 키치너의 감자칩이 ‘최초의 감자칩’이라는 주장이 있는데요. 이와 함께 윌리엄 키치너가 아닌 크럼이 감자칩을 처음 만들었다고 와전된 이유는 당시 인기를 끌었던 광고 덕분이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편, 감자칩은 두 종류로 나뉩니다.
우리가 말하는 감자칩은 ‘얇게 저민 생감자’를 튀긴 것입니다. 포테토칩, 포카칩, 수미칩 등이 대표적이죠.
감자 가루나 으깬 감자에 밀가루 등을 넣어 만든 감자칩은 ‘성형감자칩’이라고 부릅니다. 순수 감자만 사용된 것이 아니기에 엄밀히 말하면 감자칩이 아니죠. 프링글스가 대표적인 ‘성형감자칩’인데요.
프링글스가 반죽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이유로 미국 식약처(FDA)는 1975년 프링글스에 ‘건조 처리한 감자로 만든 감자칩’이라고 명시하지 않으면 감자칩으로 불릴 수 없다고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프링글스는 제품을 감자칩 대신 ‘감자 크리스프(crisp)’라고 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영국에선 감자칩을 ‘칩(chip)’이 아닌 ‘크리스프'라 불러 관련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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