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아들·김가람·이재영·이다영"…美 NYT가 언급한 한국 학교 폭력 유명 인사

 

 

최근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 폭력’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루 만에 낙마한 바 있죠.

이번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교 폭력 논란, 그리고 학교 폭력을 소재로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화제를 모으면서 한국 사회의 ‘학교 폭력’ 문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입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 시간) 한국 유명 인사들의 ‘학교 폭력’ 논란을 조명했습니다.

NYT는 ‘유명 인사가 싫어하는 관심 : 괴롭힘 고발(The Attention a Celebrity Doesn’t Want : Bullying Accusations)’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학교 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폭로되며 ‘사실상’ 퇴출된 유명 인사들의 사례를 나열했습니다.

 

 

먼저 스포츠계에선 배구 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이들 자매는 중학생 시절 동급생에게 폭언과 협박을 한 사실이 알려져 2021년 한국 프로배구 리그에서 퇴출됐습니다.

이어 연예계에선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였던 김가람이 데뷔와 동시에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져 계약이 해지된 사례를 전했습니다.

정계에선 아들의 학교 폭력 사실이 드러나 국사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례가 거론됐습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미국 앨라배마대에서 범죄학을 연구하는 김지훈 씨는 NYT에 “한국에서 학교 폭력은 피해자의 삶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한다고 여겨진다”면서 “학교 폭력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매장은 자업자득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NYT는 학교 폭력을 소재로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인기도 언급했는데요.

다만, 학교 폭력 폭로가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이뤄지는 까닭에 진위 확인이 어렵고 과장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NYT는 코미디언 홍현희가 2년 전 학폭 의혹에 연루됐다가 피해자라고 주장한 동창생이 자신의 기억이 잘못됐다고 번복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된 야구 선수 안우진의 사례를 들며 학창 시절의 잘못으로 현재를 재단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도 전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 시절 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출전이 금지됐습니다. 또한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도 금지됐습니다.

 

 

한편,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고 실제로 시도할 가능성이 피해를 겪지 않은 이들보다 2.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5일 박애리 순천대 교수와 김유나 유한대 교수 연구팀은 한국청소년학회가 발간하는 ‘청소년학 연구’ 최신호에 이런 내용의 ‘아동기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초기 성인기 심리정서적 어려움 및 자살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박 교수와 김 교수는 2020년 9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27세 미만 대학생 1,030명(남성 516명·여성 514명)에게 학교폭력 피해 경험과 자살 생각·시도 여부 등을 설문하고, 답변을 분석하는 형태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학교 폭력 피해는 만 18세 이전에 주위 아이들에게 신체적 폭행·놀림·위협을 당하거나 금품을 빼앗긴 경험 등을 모두 포함했습니다.

 

연구 결과 설문 대상자의 34%(353명)가 ‘아동기에 학교에서 언어·신체적 폭력과 괴롭힘 등을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대학생의 54.4%(192명)는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고, 13%(46명)는 자살을 시도했다고 답했습니다.

학교 폭력을 경험한 적이 없는 대학생 677명 가운데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36.2%(245명),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5.2%(35명)였습니다. 학 교폭력을 경험했다는 대학생보다는 적은 수치였습니다.

 

연구팀이 응답자의 연령, 성별, 가구 소득 등 인구 사회학적 요소를 통제하고 다시 분석한 결과 학교 폭력 피해를 경험한 대학생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1.92배,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2.55배 높았습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는 우울 점수도 높았고, 뚜렷한 원인 없이 심리적인 이유로 통증이나 어지러움 등이 생기는 신체화 증상도 더 많이 호소했습니다.

 

연구팀은 “아동기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초기 성인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대학에서 우울과 자살 가능성이 큰 집단을 선별·개입할 때 학교 폭력 경험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