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일본 국가 ‘기미가요'와 일본 전통 복식인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한 KBS.
광복절에 나올 방송으로는 매우 부적절했던 해당 방송 이후 거센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여기에 같은 날 오전 9시 55분 방송된 일기예보에 ‘좌우 반전된 태극기’ 그래픽이 배경 화면으로 송출된 사실도 드러나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16일 KBS 박민 사장이 직접 사과에 나서는 등 당면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부사장이 주재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린다고 밝혔지만, 시청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신속 심의해 중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18일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15일 방송분에 대한 민원이 28건 접수됨에 따라 오는 19일 전체 회의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신속 심의 안건으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신속 심의 안건으로 지정되면 2주 후 심의가 이뤄지며 방심위는 전례에 따라 법정 제재 이상의 중징계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심위는 2014년 외국인 패널 출연자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본인이 등장할 때 ‘기미가요'를 배경 음악으로 노출해 논란이 됐던 JTBC ‘비정상회담’에 대해 법정 제재인 ‘경고’를 의결한 바 있습니다.
2015년에는 해병대 훈련에 투입된 출연자들을 내레이션으로 소개하는 과정에서 배경 음악으로 일본 군가인 ‘군함 행진곡’을 방송한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 대해서도 ‘경고’를 결정했습니다.
그럼 ‘기미가요’는 도대체 무엇이기에 우리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걸까요.
‘기미가요(君が代)’는 ‘임의 통치 시대는 천년만년 이어지리라. 돌이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가사로 구성된 일본의 공식 국가입니다. 1888년부터 일본 국가로 쓰여왔는데요.
제목의 뜻인 임금의 치세, 군주의 치세만 놓고 보면 영국의 국가인 ‘God Save the King’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기미가요는 가사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본 제국 당시의 일왕을 떠받드는(일왕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노래입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는 조선인의 황민화 정책을 위해 기미가요를 하루에 한 번 이상, 또 각종 모임이나 학교 조회 시간 때 일장기 게양과 경례 뒤에 반드시 부르게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식민지 조선을 포함한 일본 본국과 다른 식민지 국가 학생들이 매일 아침 기미가요를 부르며 쇼와 일왕에게 경례하도록 했는데요.
1945년 8월 15일 쇼와 일왕의 무조건 항복 선언(옥음방송) 중에도 기미가요가 흘러나왔습니다.
때문에 기미가요는 ‘욱일기’와 함께 일제의 침략 전쟁을 일으킨 ‘군국주의’도 상징합니다. 일본이 기미가요를 틀거나 욱일기를 내걸 때면 당시 식민지였던 국가들이 분노하는 이유죠.
기미가요는 제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미국에 의해 공식 국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1999년 공식 국가로 부활했고, 현재 일본 극우 세력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마다 군복을 차려입고 기미가요를 제창하고 있습니다.
학교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에서 제창도 의무화했다고 하는데요. 2011년에는 일부 교사들이 기미가요를 부를 때 “군국주의의 산물인 ‘기미가요’를 부를 수 없다”며 제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고용을 거부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상징하는 노래로 식민지 주민을 억압한 수단이었고, 현재는 일본의 역사 세탁을 상징하는 ‘기미가요’. 일제의 잔재인 이 노래가 우리나라에서 들려지는 일은 또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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