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에게 권력이 독점된 정치적 상태를 뜻하는 ‘독재’.
현대 사회에서도 독재 국가는 많습니다. 한반도 평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 북한, 러시아가 대표적인 독재 국가죠. 그런데 이 독재 국가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정치 체제를 갖춘 국가들이 있습니다. 바로 ‘세습 독재 국가’입니다.
세습 독재는 자신의 권력을 혈육에게 물려주는 정치 체제를 말합니다.
군주제가 많이 희석된 현대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공화제를 정치 체제로 채택하고 있는데요.
군주제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세습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혈통에 의한 세습이 무조건으로 이뤄져야 국가 체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습 권력자인 군주를 인정하지 않고,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공화제에서는 혈통에 의한 세습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원칙을 무시하는 인물은 항상 나타나죠.
표면상으로는 공화제를 정치 체제로 채택하고 있지만 세습 독재를 ‘원칙 파괴’, ‘상식 파괴’ 국가. 그 국가는 멀리 있지 않죠. ‘4대 세습’을 노리는 북한의 김씨 일가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북한의 김씨 일가는 김일성을 시작으로 아들 김정일, 손자 김정은까지 3대 세습에 성공해 70년 넘게 북한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김정은이 자신의 딸 김주애에게 ‘나라를 상속 시켜주기 위해’ 후계자 수업을 진행하고 있죠.
전 세계적으로 군주제가 아님에도 3대 세습을 성공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합니다. 만약 4대 세습까지 성공한다면 그 어떤 세습 독재 국가도 깨기 힘든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게 되죠.
3대 세습까지는 아니더라도 ‘2대 세습’까지 성공한 국가는 여럿 있습니다. ‘현재 진행형(ing)인 세습 독재 국가를 아래 내용을 통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싱가포르(총리) : 리콴유(아버지, 1959~1990) - 리셴룽(아들, 2004~2024)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 총리의 맏아들 리셴룽 총리가 2024년 물러나고 로렌스 윙이 총리가 되면서 표면적으로는 세습 정치가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리셴룽 전 총리가 ㄹ렌스 윙 내각에서 선임장관을 맡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여당 인민행동당(PAP) 서기장직을 유임하고 있어 그의 아들인 리홍이의 3대 세습을 노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리콴유와 리셴룽 사이에 재임한 고촉통 전 총리는 징검다리 총리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캄보디아(총리) : 훈 센(아버지, 1985~2023) - 훈 마넷(아들, 2023~)
훈 센 총리는 지난 38년간 캄보디아의 지도자로 군림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장남인 훈 마넷이 자리를 이르면서 캄보디아는 2대 세습 독재 국가가 됐습니다.
훈 마넷은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영국 브리스톨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영미권 학력이 있어 인권에 대한 서방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인 훈 센이 여전히 여당인 인민당(CPP)의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어 그의 권력은 여전하다는 평가입니다.
시리아(대통령) : 하페즈 알아사드(아버지, 1971~2000) - 바샤르 알아사드(아들 2000~)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의 둘째 아들입니다. 형인 바셀 알아사드가 1994년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바샤르가 권력을 잡았고, 그는 권력을 잡은 후 자신의 정권 유지만 신경을 쓰는 등 시리아를 최악의 상태로 빠트렸습니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10년이 넘게 내전을 치르면서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대통령) : 헤이다르 알리예프(아버지, 1993~2003) - 일함 알리예프(아들, 2003~)
아버지인 헤이다르 알리예프 대통령은 1993년 치러진 대선에서 99%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10년간 아제르바이잔을 통치하던 그는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지금은 그의 아들이 아제르바이잔을 이끌고 있습니다. 분명 독재자이지만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앙숙인 아르메니아와 전쟁에서 완승에 가까운 승리를 거둬 내부 평가는 좋은 편입니다. 다만, 인권 탄압을 일삼고 있어 외부에서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대통령) :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아버지, 2006~2022) -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아들, 2022~)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초대 대통령 사망 후 제2대 대통령 겸 총리에 재임했습니다. 긴 시간 투르크메니스탄을 통치한 그는 2022년 아들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줬는데요. 그는 본인 우상화 같은 기행과 인권 탄압을 일삼아 악명이 높습니다.
아들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기행을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각종 폭언과 인성 논란으로 평가가 좋지 않은 아버지에 비하면 성격이 착하고 온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고(대통령) : 냐싱베 에야데마(아버지, 1967~2005)) - 포르 냐싱베(아들, 2005~)
아버지인 냐싱베 에야데마 대통령은 부정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당선돼 무려 38년간 토고를 지배했습니다. 아프리카 역사상 최장기 집권 독재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데요.
그의 아들인 포르 냐싱베 대통령은 아버지가 2005년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군부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직을 승계했습니다.
차드(대통령) : 이드리스 데비 이트노(아버지, 1990~2021) - 마하마트 데비 이트노(아들, 2021~)
이드리스 데비 이트노 대통령은 차드의 제8-12대 대통령이자 독재자입니다. 31년 동안 장기 집권했고, 폭압 통치를 일삼는 잔인한 통치자였습니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데비 정권은 악랄한 독재 정치와 고문 및 학살 등을 벌여왔는데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이들을 ‘소년병’으로 징집해 전투에 투입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그의 둘째 아들이자 현 대통령이 마하마트 데비 이트노 정권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는 2021년 일어난 반정부 시위에서 군부를 통해 강경 진압을 한 바 있습니다.
지부티(대통령) : 핫산 굴레드 압티돈(삼촌, 1977~1999) -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조카, 1999)
핫삿 굴레드 압티돈은 지부티의 초대 대통령입니다. 22년간 지부티 대통령으로 군림했고, 자신의 조카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를 후계자로 삼아 정치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곤 1999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났고, 조카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는 선거를 통해 제2대 지부티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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