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
콧수염이 인상적으로 둥근 얼굴의 캐릭터.
원통형 캔.
말안장 모양의 감자칩.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감자칩의 대명사’라 불리는 프링글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과자이지만 사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한 번 알아볼까요.
• 프링글스의 탄생
프링글스는 1968년 미국의 프록터&갬블(P&G)에서 탄생했습니다.
프링글스의 탄생은 잘 부서지지 않고, 쉽게 쌓을 수 있는 감자칩을 연구하던 P&G의 연구원 프레드릭 바우어(Fredric Baur)의 연구에서 시작됐는데요.
포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1950, 60년대 감자칩은 운송 도중 잘게 부서지거나 산패 속도가 빨라 소비자 불만이 매우 높았습니다.
이를 본 바우어는 1956년부터 2년간 겹겹이 쌓아 올릴 수 있는 감자칩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우어와 연구팀은 연구 초기 평평한 형태의 감자칩을 만들었지만 겹겹이 쌓아 올릴 수 있는 안정적인 구조는 ‘곡선 형태’임을 발견, 말안장 모양의 감자칩을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이 말안장 모양의 정확한 명칭은 ‘쌍곡선 포물면(hyperbolic paraboloid)’입니다.
공기역학적 구조를 가진 프링글스 감자칩은 소비자들이 완벽한 형태의 감자칩을 맛볼 수 있게 했는데요. 바우어는 여기에 더해 프링글스 감자칩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원통형 캔’도 개발했습니다.
튼튼한 하드보드 재질의 원통형 캔은 감자칩을 겹겹이 쌓을 수 있었고, 제자리에 고정할 수 있어 감자칩이 부서지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또한 원통형 캔 내부를 알루미늄 포일을 감싸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바우어의 연구는 구조적으론 완벽한 감자칩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맛’은 그렇지 못했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맛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서 바우어의 연구는 잠정 보류됐고, 이후 P&G의 연구원 알렉산더 리에파(Alexander Liepa)가 맛 개선에 성공하면서 프링글스는 1968년 정식 출시했습니다. 리에파의 이름은 프링글스 맛과 관련한 특허에서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 프링글스 이름 유래와 캐릭터 유래
프링글스의 이름 유래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는 프링글스 원료인 ‘감자(Potato)’의 첫 글자 ‘P’에 맞춘 이름을 찾던 중 P&G 직원이 전화번호부에서 미국 신시내티 시 거리 명칭인 ‘프링글 드라이브(Pringle Drive)’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감자 가공 방법과 장치 관련해 수많은 특허를 출원했고, 프링글스 감자칩 가공 장비 특허 보유자이기도 한 마크 프링글(Mark Pringle)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두 이야기가 사실로 검증된 적은 없습니다. 프링글스 이름 관련해 검증된 유일한 이야기는 당초 ‘프링글스 뉴팬글드 포테이토 칩스(Pringles Newfangled Potato Chips)’로 판매될 계획이었으나 이름이 길어 ‘프링글스’로 명칭이 정해졌다는 이야기뿐입니다.
프링글스를 상징하는 캐릭터의 이름은 ‘줄리어스 프링글스(Julius Pringles)’입니다.
Mr. P라고도 불리는 이 캐릭터의 얼굴은 탄생 당시 뉴욕의 한 베이커리 오너의 얼굴을 본떠 제작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해당 오너는 카이저 콧수염에 가르마를 한 중년 남성이었던 모양입니다.
프링글스 캐릭터는 지금까지 총 5번의 디자인 변경이 있었는데요. 2021년 바뀐 현재의 캐릭터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곱슬머리가 없어지고, 콧수염도 간결하게 바뀌면서 보다 현대적이고 젊은 느낌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 프링글스는 감자칩이 아닙니다!?
프링글스는 엄밀히 말하면 감자칩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프링글스는 실제 감자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프링글스는 다른 감자칩과 달리 감자를 썰어 튀긴 감자칩이 아닙니다. 건조 및 가공 처리된 감자 플레이크를 반죽해 기름에 튀겨낸 감자 스낵인데요. 프링글스 재료로는 감자 플레이크를 포함해 식물성 유지, 옥수수 가루, 밀 전분, 유화제, 말토덱스트린, 소금, 구연산 등이 들어갑니다.
그 때문에 프링글스는 감자 모양에 따라 모양이 각양각색인 다른 감자칩과 달리 크기가 일정한 ‘말안장 모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프링글스가 반죽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이유로 미국 식약처(FDA)는 1975년 프링글스에 ‘건조 처리한 감자로 만든 감자칩’이라고 명시하지 않으면 감자칩으로 불릴 수 없다고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프링글스는 제품을 감자칩 대신 감자 크리스프(crisp)라고 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표기가 영국에서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영국에선 원래 감자칩을 감자 크리스프로 불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감자칩이 과자류로 분류돼 17.5%에 달하는 판매세가 부과되는 점도 문제가 됐습니다. 영국 법에 따르면 식품으로 분류될 경우 판매세가 면제되지만 감자칩과 스틱은 판매세를 내야 합니다.
이에 P&G는 2008년 영국 국세청을 상대로 “프링글스를 감자칩으로 규정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에서 P&G측 변호사들은 “프링글스는 감자칩처럼 생기지 않았으며 느낌과 맛도 다르다”며 “감자칩은 씹으면 바삭바삭한 느낌을 주며 잘게 부서지는 반면 프링글스는 혀 위에서 녹아내린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반 감자칩은 얇게 썬 감자를 기름에 튀겨 만드는 반면 프링글스는 케이크나 비스킷처럼 반죽을 구워 만든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2008년 7월 영국 고등법원은 P&G의 주장을 받아들여 “프링글스는 감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프링글스 원료에서 감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42%에 불과하다. 프링글스는 감자칩이 아니다”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영국 국세청은 프링글스가 감자를 주원료로 해서 만들어진 엄연한 감자칩인 만큼 과자로 분류해 판매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항소했고, 2009년 열린 항소에서 영국 대법원은 “프링글스가 옥수수, 쌀, 밀을 함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인 감자칩”이라며 판결을 뒤집고 판매세를 내도록 했습니다.
그 때문에 P&G는 판매세로 100만 파운드를 내고 다시 감자칩이 됐습니다.
• 프링글스 개발자의 유언
프링글스 개발자 프레드릭 바우어는 2008년 89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그는 사망 전 자식들에게 독특한 유언을 남겼는데요. 그 유언은 바로 자신이 죽으면 화장한 본인의 유골을 ‘프링글스 통’에 넣어 묻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유언을 들은 가족들은 처음엔 농담으로 여겼으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고자 유언대로 유골 일부를 프링글스 통에 담아 매장했습니다.
바우어의 아들 래리 바우어(Larry Baur)는 “아버지가 이 이야기를 했을 때 나는 웃었다. 하지만 곧 아버지가 진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에 프링글스 통을 샀다”며 “어떤 맛의 통을 사용할지 형제들과 고민하다가 원조인 ‘오리지널 맛’을 선택했디”고 덧붙였습니다.
• 프링글스 재활용 방법
종이로 버려야 하는지. 캔으로 버려야 하는지.
프링글스는 먹을 때는 좋지만 버릴 때는 골치 아픈 존재가 됩니다. 분리수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뚜껑은 플라스틱, 원형 통은 외면과 내면 모두 코팅된 종이, 통 밑면은 금속으로 구성된 프링글스는 원형 통만 봤을 땐 종이류로 분리 배출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링글스 통은 여러 재질이 혼합돼 있어 공식적으론 ‘일반 쓰레기’로 분류됩니다. 분리배출 기호도 따로 표시돼 있지 않아 통째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맞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분리수거하고 싶다면 본체인 원형 통에서 금속 밑면을 말끔하게 도려낸 후 뚜껑은 플라스틱, 밑면은 캔류로 분리 배출하면 됩니다.
본체인 원형 통은 안쪽이 비닐 코팅된 혼합 종이로 제조됐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됩니다.
만약에 분리 작업 없이 통째로 종이류로 분리 배출하면 분리수거 업체에서 선별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참고로 플라스틱 등으로 이뤄진 몸체에 금속 등 다른 재질이 혼합되는 등 분리가 불가능해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의 경우 기존 분리배출 표시에 ‘도포’나 ‘첩합(두 종류 이상의 재질을 맞붙이는 것)’ 등의 표시가 있습니다.
종이에 알루미늄이 첩합된 멸균팩, 분리가 불가능한 타 재질의 밸브 등이 부착된 에어로졸 캔(살충제 스프레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표시가 기재된 제품과 포장재는 일반종량제 봉투에 담거나 배출 스티커를 붙인 후 배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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