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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스토리

'Made in SPAIN' 츄파춥스 로고와 살바도로 달리, 그리고 데이지꽃

by 스내커 202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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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파춥스는 막대 사탕의 대명사죠.

세계 최초의 막대 사탕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사탕인 츄파춥스는 195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탄생했습니다.

츄파춥스가 ‘스페인 브랜드’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정말 많죠. 왠지 코카콜라처럼 미국 브랜드 같은데 말이죠. 그러나 츄파춥스 본사는 바르셀로나에 있고, 브랜드 이름은 “빨다”라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 동사 ‘추파르(Chupar)’에서 유래됐을 정도로 스페인의 상징과도 같은 브랜드입니다.

 

 

츄파춥스는 1958년 ‘카탈란 엔릭 베르나’가 개발했습니다.

‘아이들이 손을 더럽히지 않으면서 먹을 수 있는 사탕(캔디)은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그의 개발은 세계 최초 막대 사탕인 츄파춥스 개발로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사실 시작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고 합니다.

사과잼을 팔던 ‘그랑하 아스투리아스’ 공장에서 일하던 베르나는 막대 사탕 사업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여러 투자자를 만나 가능성을 어필했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뚝심 하나로 사업을 밀어붙인 베르나는 급기야 공장을 인수한 후 공장 이름을 ‘츄파춥스’로 바꿔 막대 사탕 개발에 나섰습니다.

 

당시에는 나무 스틱에 사탕을 꽂은 ‘봉봉(BonBon)’이라는 사탕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지팡이 모양 사탕입니다. 하지만 크기가 워낙 커 아이들이 먹기가 힘들었고 심지어 먹는 과정에서 손이나 옷이 더러워졌다고 합니다. 이에 아이들이 먹기 좋은 한입 크기의 막대 사탕 ‘츄파춥스’를 개발한 베르나는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으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카운터 뒤에 진열되는 것이 당연했던 사탕을 카운터 앞에 배치해 키가 작은 아이들의 시선을 끌게 한 것이죠. 지금도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을 가보면 츄파춥스가 카운터 또는 카운터 앞에 진열돼 있죠.

이런 베르나의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은 대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개발 5년 만에 30만개 매장에서 팔렸고, 글로벌 시장에까지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베르나는 여전히 배가 고팠습니다.

당시 세계적인 브랜드로 우뚝 선 코카콜라처럼 ‘브랜드 로고 하나'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로고가 갖고 싶었던 건데요. 이에 베르나는 1969년 ‘그림을 그리던 오랜 고향 친구’에게 달려갑니다.

베르나는 커피를 마시며 친구에게 “번뜩이는 츄파춥스 로고를 만들고 싶다”고 하소연을 했고, 친구는 그 자리에서 ‘냅킨’에 로고를 그려줍니다. 냅킨이 아닌 신문지였다는 설도 있습니다.

 

 

즉석에서 바로 로고를 그려낸 베르나의 고향 친구.

그는 스페인 출신의 초현실주의 미술 거장 '살바도로 달리’였습니다. 친구의 하소연을 듣자마자 즉석에서 로고를 그려낸 달리는 조언도 건넵니다.

 

“반드시 포장할 때는 로고가 정중앙, 사탕 꼭대기에 올 수 있도록 하게”

 

노란색 데이지꽃 모양 위에 필기체로 꾸며진 츄파춥스 로고는 베르나의 마음은 물론,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아래에 보는 이미지가 살바도로 달리가 그린 로고인데요. 초현실주의를 지향하던 화가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로고를 그렸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위 그림처럼 처음엔 츄파춥스의 ‘춥스’만 필기체였던 달리의 로고는 1990년 폰트와 배경 디자인의 수정을 거쳐 지금의 로고가 됐습니다.

 

 

츄파춥스를 만들며 ‘전 세계 어린이에게 사랑받는 사탕 아저씨’가 된 베르나는 1991년 자신의 아들 사비에르 베르나에게 회사를 넘겨준 뒤 자리에서 물러놨고, 2006년 7월엔 이탈리아의 퍼페티 반 멜레 그룹이 츄파춥스 사를 인수하였다. 퍼페티 반 멜레 그룹은 멘토스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현재 츄파춥스는 대표맛인 딸기맛을 중심으로 무려 100가지가 넘는 맛이 있다고 합니다. 콜라맛, 팝콘맛, 바나나맛, 커피맛 등 구글링으로도 찾기 힘들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맛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세계 여행을 하면서 우리나라에선 팔지 않는 츄파춥스를 맛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한편, 살바도르 달리는 초현실주의, 입체주의를 추구한 미술 거장입니다.

작품뿐만 아니라 독특한 개성과 행동으로 ‘괴짜’로 불렸던 그는 예술가로서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이미지와 공적 활동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는데요. 그의 영감과 독특한 시각은 현대 예술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괴짜’ 살바도르 달리에 대한 내용은 다음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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