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시리즈’ 악당 ‘쿠파'는 ‘국밥’이다!...자칫 '비빈파 or 유케'가 될 뻔했던

 

마리오 시리즈의 메인 빌런.

마리오 시리즈의 주인공 마리오의 영원한 숙적이자 라이벌.

심심하면 버섯 왕국의 피치 공주를 납치하는 납치범.

쿠파 군단을 이끌며 세계 정복을 꿈꾸는 대마왕.

 

 

거북이의 몸을 하고 있지만 뿔이 돋은 등껍질과 우락부락한 생김새로 강한 임팩트를 주는 이 악당의 이름은 ‘쿠파’입니다. 닌텐도 게임을 사랑하고, 그중에서도 마리오 시리즈를 즐겨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캐릭터인데요.

 

마리오의 아버지라 불리는 게임 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가 1960년대 만화 영화 서유기 속 ‘우마왕’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쿠파는 ‘기네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게임 속 악당 1위’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이 위대한 악당의 이름이 우리나라 음식인 ‘국밥’에서 유래됐다면 믿으실 수 있으신가요.

닌텐도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인 ‘쿠파=국밥’ 이야기는 미야모토 시게루가 주최한 회의에서 시작됩니다.

1980년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개발 당시 시게루는 최종 보스 이름을 아주 강렬한 이름으로 짓길 원했습니다. 관련해 야키니쿠 식당에서 회의 겸 회식을 하던 미야모토 시게루와 일행은 누군가 “국밥(クッパ, 쿳파) 먹고 싶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말을 들은 미야모토 시게루는 ‘クッパ(쿳파)’의 어감이 매우 강렬하고, 멋진 이름이 될 것이라고 느껴 최종 보스 이름을 ‘쿠파’로 하기로 결정합니다.

 

 

사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이 단어를 야키니쿠 식당에서 들었기에 ‘고기 요리’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クッパ(쿳파)’라는 요리가 불고기 요리의 한 종류인 줄 알았다고 하는데요. 나중에 고깃rnrqk국에 밥을 만 ‘국밥’이라는 사실을 알고 엄청나게 놀랐다고 합니다. 그래도 어감 자체는 좋아 쿠파를 유지하기로 했고, 그렇게 지금의 대악당 쿠파가 탄생합니다.

 

쿠파 이름이 국밥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는 1993년 일본의 한 출판사에서 발행한 ‘슈퍼 마리오 비법 전집’에 나오며, 2010년 발행된 ‘슈퍼 마리오 25주년 기념북’ 내 미야모토 시게루와의 인터뷰에서도 거론됩니다.

하지만 슈퍼 마리오 시리즈, 그리고 이를 만든 닌텐도가 ‘일본’에 근거지를 두고 있기에 많은 팬이 이 이야기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2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미야모토 시게루가 ‘닌텐도 3DS, 슈퍼 마리오 3D랜드’ 행사에서 쿠파 이름 유래에 대해 직접 밝히는데요.

당시 그는 “마지막 보스는 진짜 강해 보이는 이름을 생각하다가 ‘쿠파’로 결정했다. 한국식 불고기집 메뉴판에서 그 이름을 발견하고, 왠지 강해 보여서 그렇게 붙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땐 쿠파가 불고기의 한 종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국에 밥을 만 것이더라”고 덧붙였습니다.

미야모토 시게루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는 ‘쿠파’ 외에도 ‘비빈파(비빔밥)’, ‘유케(육회)’ 등이 후보로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쿠파는 여러모로 한국 음식과 인연이 깊었습니다.

 

북미, 유럽 지역에서는 쿠파를 바우저(Bowser)로 부른다고 합니다.

이 이름을 누가 붙였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바우저는 영어권 국가에선 급유 탱크나 급유차를 뜻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쿠파의 생김새가 정유 관련 종사자처럼 터프하고, 또 마리오 카트 시리즈에서 급유차처럼 우락부락한 카트를 몰아서 이같은 이름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한편, 미야모토 시게루는 일본과 닌텐도를 대표하는 게임 개발자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마리오 시리즈, 젤다의 전설 시리즈, 동키콩 시리즈 등을 개발한 게임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인데요. 비디오 게임 산업의 스타 개발자로 평가되며, 게임계 5대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전부 수상한 경력이 있는, 말 그대로 ‘게임 개발계의 리빙 레전드’입니다.

1980년대 무너질 뻔했던 비디오 게임 시장을 다시 살려내고, 닌텐도를 세계적인 게임 회사로 만들어낸 지금도 새로운 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