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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스토리

"루사・매미・힌남노・산사"...태풍 '이름'은 누가, 왜 붙이는걸까?

by 스내커 2024.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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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기준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를 따라 느린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습니다.

매우 강한 비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기에 일본 전역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요. 태풍 중심 기압은 994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20m,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0m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전날(29일) 일본 규슈에 상륙한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총 5명이 사망했습니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으며, 교통과 항공 운행이 중단되며 교통망도 마비됐습니다.

 

이처럼 태풍의 위력은 정말 무섭습니다. 태풍이 발생할 때면 우리가 긴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런 태풍이 발생할 때면 항상 ‘이름’이 붙여집니다. 이번 ‘산산’처럼 말이죠. 산산은 홍콩 등에서 흔히 쓰이는 소녀의 애칭이라고 하는데요. 내포된 뜻과 달리 무서운 위력을 보여주고 있죠.

 

 

그럼 산사, 루사, 매미 등 태풍에 이름은 언제부터 붙여졌고, 왜 붙여졌을까요.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른 태풍

열대 저기압의 한 종류인 태풍은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Typhoon), 북중미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과 남반구에서는 사이클론(Cyclone)이라고 불리는데요.

우리에게 익숙한 ‘Typhoon’이라는 단어는 그리스 신화에 티폰(Typhon)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티폰은 다수의 뱀 머리와 강력한 손과 발을 가진 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주 사악하고 파괴적인 존재여서 제우스의 공격을 받은 후 불길을 뿜어내는 능력은 뺏기고 폭풍우 정도만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이런 신화 속 존재인 티폰에 근거에 타이푼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고, 1588년 영국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말인 ‘태풍’은 1904년부터 1954년까지의 기상 관측 자료가 정리된 ‘기상연보(氣像年報) 50년’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태풍에 이름에 붙이게 된 이유

태풍은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고, 같은 지역에 여러 개의 태풍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어 태풍 예보가 혼동되지 않도록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태풍에 처음 이름을 붙인 건 호주의 한 예보관이었다고 하는데요. 1950년대 당시 이 예보관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빌려 “현재 ‘OO’가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라고 호주가 위치한 남반구에 발생하는 사이클론을 예보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건 임의로 붙인 이름이었고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건 미국 공군과 해군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 공군, 해군 소속 예보관들은 태풍 이름으로 자신의 아내나 애인 이름을 사용했는데요.

이에 1978년까지는 여성 이름이 태풍 이름으로 사용되다가 ‘성차별’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1979년부터는 남성 이름도 사용됐습니다. 최근에는 동물과 식물 등의 이름도 쓰이고 있죠.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 우리나라가 위치한 아시아 일대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이름은 1999년까진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부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높이기 위해서 각 아시아·태평양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태풍 이름은 누가 만드는 걸까?

한국, 미국, 일본, 중국, 필리핀을 포함해 14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소속돼 있으며, 이들 국가는 각 10개씩 태풍 이름을 제출합니다. 제출된 태풍 이름 총 140개가 각 조 28개씩 5개 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됩니다.

140개 이름이 모두 사용되면 1번 이름부터 다시 사용되는데요. 태풍이 연간 25개 정도 발생하기에 전체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4~5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호두, 제비, 너구리, 개나리, 고사리,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습니다. 태풍 이름이 동물, 식물 이름인 이유는 ‘연약한 이름처럼 태풍 피해가 적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원국엔 북한도 포함돼 있어 한글로 된 태풍 이름이 총 20개입니다. 때문에 한글 이름을 가진 태풍을 자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태풍 이름은 교체되기도 한다

태풍 이름은 요청이 있으면 교체되기도 합니다. 심각한 피해를 줬을 때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루사’, ‘매미’, ‘힌남노’ 모두 다른 이름으로 교체된 바 있습니다. ‘루사’는 ‘누리’로, ‘매미’는 ‘무지개’, ‘힌남노’는 올해 초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옹망’으로 교체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제출해 사용되던 태풍 이름 가운데 ‘메기’와 ‘노루’도 이번 총회에서 각각 ‘고사리'와 ‘호두’로 변경됐습니다. 2년 전 태풍 ‘메기’와 ‘노루’로 큰 피해를 본 필리핀이 이름 변경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중국과 필리핀에 큰 피해를 준 우리나라가 제출한 태풍 이름 ‘독수리’도 퇴출될 예정입니다. 관련해 기상청은 올해 하반기에 태풍 이름 공모전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준 태풍은 2022년 8월 상륙한 ‘루사’입니다.

강릉에서는 8월 21일 하루에 870.5mm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초속 50미터가 넘는 강풍에 피해가 속출했죠. 태풍 ‘루사’로 인해 246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5조 1,40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일으킨 태풍은 1959년 9월 발생한 태풍 ‘사라’입니다. 849명이 목숨을 잃었고, 2,5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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