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너프해 보시지!(Nerf This!)”
게임 ‘오버워치’ 속 캐릭터 디바(D.va)의 대사로 유명한 단어 ‘너프(Nerf)’.
캐릭터, 아이템, 스킬 등의 능력치를 약화시키는, 일명 게임 밸런스 조정을 진행했을 때 게이머들은 ‘너프했다’라고 말하곤 하죠.
이처럼 ‘(게임 속 OOO의) 성능이 나빠졌다, 낮아졌다’라는 뜻으로 자주 사용되는 ‘너프’.
그럼 너프의 유래를 알고 계시나요.
너프는 온라인 게임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고전 게임 ‘울티마 온라인(1997년~)’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게임이 한창 인기를 끌던 당시 개발진은 게임 밸런스 조정을 위해 근접 공격용 무기의 공격력을 낮췄는데요.
유저들은 이 무기를 사용해본 뒤 ‘마치 ‘너프 브랜드’의 장난감 칼을 휘두르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고, 이 평가 이후부터 ‘너프’가 게임상 은어로 널리 사용됐습니다.
여기서 잠깐.
유저들이 언급한 ‘너프 브랜드’는 스펀지 다트가 발사되는 장난감 총으로 유명한 장난감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주 유명한 브랜드인데요.
장난감 브랜드이기에 모든 장난감이 매우 안전합니다. 가까이서 맞아도 살짝 아프고 말 정도라고 하는데요.
유저들은 이런 너프 브랜드 장난감 성능에 착안해 ‘성능이 약하다’라는 의미로 ‘너프’를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잠깐 말한 것처럼 ‘울티마 온라인 사건’ 이후부터 너프는 널리 쓰였습니다.
2001년 11월 10일 ‘아나키 온라인’이라는 게임 커뮤니티엔 “MP라는 게임 오브젝트가 너무 강력하므로 너프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올라온 바 있습니다. MP는 ‘Mana Points’의 약자로 마법이나 특수 스킬을 사용할 때 소모되는 포인트입니다.
또 영국의 교수이자 게임 학자인 리차드 바틀이 2003년 저술한 ‘Disigning Virtual Worlds’라는 책에도 너프가 등장합니다. 지금은 신문 기사에도 나올 정도로 은어를 벗어나 게임계를 대표하는 ‘고유 명사’가 됐죠.
너프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잘 아시겠지만 ‘버프(Buff)’입니다.
버프의 사전적 의미는 ‘-광(게임광), 애호가’입니다. 그리고 속어로 ‘몸짱인, 근육질’ 뜻을 가졌는데요.
이 뜻의 유래는 소방관들이 입던 두꺼운 버팔로 가죽으로 만든 ‘버프 코트 방화복’에 기인합니다. 두꺼운 버프 코트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근육질의 남자’,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으로 보였기에 ‘버프’라는 단어가 유래됐다고 하는데요.
버프가 처음 사용된 게임은 ‘에버퀘스트(1999년)’입니다.
에버퀘스트 유저들은 팀원을 도와주는 스킬을 사용하는 다른 유저를 보면서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의 모습을 떠올렸고, 이에 ‘버프’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이후부터 버프는 ‘일시적인 강화 효과를 주는 스킬’이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됐고, 게임 밸런스가 상향됐을 때도 '(캐릭터, 무기, 스킬 등이) 버프(상향) 됐다’라는 의미로 쓰이게 됐습니다.
참고로 버프의 원래 반대말은 ‘디버프(Debuff)’인데요. 디버프는 너프에게 자리를 뺏기면서(?) 게임 내/외부적으로 모두 사용되는 버프와 달리 ‘일시적으로 캐릭터 기본 능력치를 감소하는 효과 또는 스킬’이라는 뜻으로 게임 내부적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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