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형제의 나라입니다"...튀르키예 울린 한국인이 그린 일러스트 한 장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구조 활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지진에 따라 양국 사망자 수는 3만 3천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2일(현지 시간) 현재 튀르키예의 사망자 수가 2만 9,60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시리아에서는 최소 3,574명이 숨지고, 5천27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양국 총 사망자 수는 3만 3,179명으로,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 1천명)의 피해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이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 재해라고 전했습니다.

 

 

유엔(UN)은 사망자가 지금과 비교해서 두 배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

생존자 구조 골든 타임인 72시간은 지났지만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구조대는 구조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9일부터 튀르키예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나라 구조대도 12일까지 70대 중반 남성, 40세 남성, 2세 여아, 35세 여성, 10세 여아, 65세 여성, 17세 남성, 51세 여성 등 총 8명을 구조했는데요.

 

 

우리나라 구조대가 필사적인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 일러스트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가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명민호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 깊은 애도를 그림으로나마 전한다. 마음만큼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 같은 피해를 보고 있는 시리아에도 깊은 애도를 전한다”는 글과 함께 일러스트 2장을 공개했습니다.

 

 

명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는 한 아이와 남자 어른 한 명이 공통적으로 등장합니다. 시대적 배경만 다른데요.

먼저 흑백 처리된 그림은 한국 전쟁 당시 연합군의 일원이었던 튀르키예 군인이 한국 꼬마 소녀에게 물을 건네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컬러 처리된 두 번째 그림도 비슷한 구도이지만 이번엔 반대로 한국 구조대가 튀르키예 꼬마 소녀에게 물을 건네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해당 일러스트는 한국 전쟁 당시 튀르키에게 큰 도움을 받았던 한국이 이번엔 튀르키예에 도움의 손길을 건네며 73년 전 은혜를 갚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치러진 한국 전쟁에 2만명이 넘는 병력을 보냈고, 최전방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한국 방어를 위한 전투를 치렀습니다. 참전 규모는 UN군 파병 규모 4위였고, 전사자도 미군, 영국군 다음으로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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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민호(Myeong-Minho)(@93.minho)님의 공유 게시물

 

양국의 특별한 인연, 그리고 우호적인 관계를 담고 있는 해당 일러스트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물론 튀르키예 국민들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해당 일러스트는 13일 오후 기준 좋아요 34만개를 받았고, 1만 2,000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튀르키예 국민들은 댓글을 통해 “우리가 ‘형제의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 정말 고맙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와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기도하겠다”, “한국 전쟁 때 우리를 지켜줘서 정말 고맙다”, “양국의 인연을 보여주는 정말 뜻깊은 그림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해당 일러스트는 쿰후리예트, 7뉴스 등 튀르키예 매체에도 소개됐습니다.

쿰후리예트는 일러스트에 대해 “한국-튀르키예 합작 영화 ‘아일라’를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2017년작인 ‘아일라’는 한국 전쟁 당시 튀르키예 병사 슐레이만이 전쟁 중 만난 5살 고아 아일라를 딸로 키우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 영화입니다.

7뉴스는 “한국의 일러스트레이터가 73년 전 한국 전쟁에서 튀르키예의 지원을 그림으로 표현해 튀르키예 국민들을 위로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