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비좁은 수족관 안에 갇혀 있던 ‘지구에서 가장 외로운 범고래’ 키스카(Kiska)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1일(현지 시간) 캐나다 매체 CBC 뉴스 등 여러 해외 매체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 주 해양 공원에서 지내던 키스카는 지난 9일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양 공원 측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몇 주 사이에 키스카의 건강이 지속적으로 악화됐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이슬란드 해역에서 태어난 키스카는 3살 때인 1979년 포획돼 40년 넘게 해양 공원에 갇혀 지내왔습니다.
1979년부터 1992년까지 수천 번의 공연에 동원됐고, 공연이 없는 날에도 좁은 수족관에 갇혀 같은 공간을 수백 차례 도는 등의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전에는 키스카가 낳은 새끼 범고래 5마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세상을 떠났고, 함께 살던 범고래 친구들도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남게 됐습니다.
좁은 수족관에 갇혀, 그것도 40년을 보냈기 때문에 키스카의 상태는 당연히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키스카는 같은 공간을 계속해서 빙빙 돌거나 수족관 벽에 몸과 머리를 여러 차례 부딪히는 모습 등 이상 행동을 여러 번 보였는데요.
또한 해양 공원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키스카는 종종 물밖으로 나와 멍한 눈빛으로 한 곳을 응시하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2021년 키스카가 울부 짖으면서 수족관 벽으로 다가가 반복적으로 자신의 몸과 머리를 벽에 부딪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당시 영상을 공개한 필 데머스는 “해양 공원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키스카가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것을 관찰했다. 이 잔인함은 끝나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당시 상황을 최초 보도했던 AP 통신도 “키스카가 지난 10년 동안 해양 공원에서 동료나 가족들 없이 홀로 외롭게 살아야 했던 환경이 이 사건의 주요 원인이었을 것”이라며 “범고래들은 무리를 지어 사는 습성이 있고, 실제로 야생에서는 여러 세대가 한 무리를 이뤄 무리 지어 생존하면서 장기간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연구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키스카를 자연으로 다시 보내주자’는 운동이 일어났지만 키스카는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편 고래 보호 단체 WDC에 따르면 올해 1월 9일 기준 전 세계 해양 공원에는 최소 55마리의 범고래가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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