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정신 질환 ‘해리성 정체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DID)’를 앓고 있는 프랑스의 한 인기 유튜버가 ‘조력 사망’을 결정했습니다. 다른 시련을 겪을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올림페(Olympe)’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 중인 릴리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해 말 조력 사망을 진행하기 위해 벨기에 의사들과 만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력 사망이란 의사 결정 능력이 있는 환자가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고통받을 때 스스로의 결정으로 의사의 도움(약물 처방 등)을 받아 사망하는 걸 뜻합니다. 안락사, 존엄사 등으로도 불립니다.
릴리는 2020년부터 해리성 정체 장애와 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ADHD)를 앓는 자신의 일상이 담긴 영상 등을 올리며 인기를 얻었습니다.
자신이 루이, 제이, 찰리 등 총 4개 인격을 보유했다고 밝힌 릴리는 한 방송에서 “청소년 시절 5차례 이상 성폭행을 당했으며, 7년간 20번의 파양을 당했다”며 “학창 시절에는 집단 괴롭힘의 대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조력 사망을 희망한다고 밝힌 그녀는 “이제 더는 다른 시련을 겪을 수 없을 정도로 한계에 다다랐고 조력 사망은 충동적인 결정이 아닌 ‘내 머리로 명확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릴리가 앓는 해리성 정체 장애는 우리가 흔히 아는 다중 인격 장애입니다. 한 사람 안에 여러 사람의 정체성이 존재하는데 모두 다른 이름, 경험, 정체감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격들이 번갈아 신체 지배권을 가지며, 서로 갈등하고 다른 인격을 부정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2~3명의 주된 존재를 비롯한 부수적인 존재가 있다고 합니다.
원인은 유년 시절에 받은 육체적 또는 성적 학대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 끔찍한 사고의 목격 등 정신적 외상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환자의 95~100%가 어린 시절에 근친상간이나 학대를 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대면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인격을 만드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리성 정체 장애 질환자의 90%는 여성이며, 치료가 어렵지만 최면을 통한 치료가 지금까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릴리가 언급한 벨기에 안락사 클리닉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력 사망을 돕기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벨기에가 프랑스와 달리 조력 사망이 합법이긴 하지만 벨기에가 ‘죽음 병동’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치는 게 부정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조력 사망이 불법이며 합법인 곳은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입니다. 스위스는 조력 사망을 허용하지만 릴리와 같은 적극적인 조력 사망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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